2023.09.17 (일)

1. [고선생 에세이] 🎓
   금주의 고선생, '살구'님 이야기
   『미루지 않는 법, 기분좋게 할 일 하는 방법(상당히 주관적, 대단한 팁 아님 주의)』
2. [오늘의 심리학 용어]

• 나 같은 경우 '공부하면서도 (그나마) 행복함을 느낄 수 있고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 하면 이 세 곳이 딱 떠오른다. 1) 카페, 2) 도서관(햇빛이 들어오는 곳 or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창가), 3) 집(or 방)
• 나는 칸막이가 있는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답답해하는 편이고, 칸막이가 없는 탁 트인 곳이더라도 사람이 꽉 차 있는 분위기를 안 좋아한다. 사람이 많은 거 자체는 상관이 없지만, 지나치게 고요하고 숨을 꼭 참아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갑갑함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근데 카페는 사람이 많아도 나름대로 자리가 분리되어 있고, 무슨 진공상태에 고요하게 갇혀있는 느낌이 아니라 음악도 둠칫둠칫 나오고, 왠지 나에게는 과제 하는 곳, 공부하는 곳, 꼭 해야 할 일을 어떻게든 하고 싶을 때 오는 곳으로 이미 인지되어 있어서 그런지 집에서 하는 것보다 덜 지루하고 집중도 잘된다.
• 그다음 집! 집에서 공부하더라도 내 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나름 조성해 놓고 하면 잘 되더라. 내가 카페에 가고 싶은 마음도 들고 집에서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도 들 때는 창문 열고 환기하면서 청소 한 번 싹 하고 정돈된 자리에 앉아 그날그날 기분에 맞는 음악을 블루투스 스피커로 틀어놓고(or 이어폰으로 듣기) 좋아하는 간식들 쟁여두고 공부를 시작하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 예를 들어 내가 카페에 가서 공부하기로 했다. 내가 카페에 도착한 시간이 11시이고 6시쯤까진 계속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11시부터 6시까지 계속 공부하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삘이 올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추가시켜 주는 것이다. 내가 비록 공부하고 있지만 어떤 노래가 듣고 싶다! 그러면 그 노래도 같이 들으면서 해주고, 공부하던 중이라도 갑자기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확 오른다든가 하면 갑자기 글도 써주고 이런 식으로 내 욕구를 마냥 누르기만 하지 않고 그냥 올라오는 즉시 해소해 준다.

• 말 그대로 발만 담갔다 빼더라도 '실천하는 데 의의를 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70분짜리 인강을 봐야하는 상황이라면, 처음에 70이라는 숫자를 보자마자 하기 싫어진다... 시작도 전에 내가 1시간 넘게 인강에만 집중해야 하는 지겨운 모습을 그리게 되기 때문에, 이때는 처음부터 70분을 다 들을 생각을 하지 않고 “일단 시작버튼이나 눌러놓자”라고 하는 것이다. 시작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인강은 'New'가 아니라 '진행 중'인 상태로 바뀌게 된다. '완료하는 일'이 아니라 '진행중인 일'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만약 끝까지 완료하진 못했더라도 어느 정도 진행한 것 자체만으로도 해야하는 일의 분량과 부담은 꽤 줄인 것이 되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해야할 일의 진도도 어느 정도 채운 상태가 되므로 뭘 해도 이득인 방법! 가볍게 건드려나 보자는 마인드로 조금씩, 그렇게 점점 해나가면서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 '아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끼기도 했고, 글쓰기 자체로 힐링되는 느낌이라 전보다 마음이 좀 더 가벼워진 듯하다! 그리고 내가 이걸 굳이 글로 쓰고 싶었던 이유가 또 하나 있다면, 어쩌면 스스로 세운 기대치 혹은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주지 못하고 계속 '더 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해' 하며 본인을 더 주눅들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이다. 그런 분들께는 그렇지 않다고, 이미 스스로 자신이 생각하는 부족함을 보완하고 극복하려고 탐구하고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대단한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ㅎㅎㅎㅎ
• 내가 언급한 방법들이 아주 특이한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나처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환경을 조정해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자기가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이나 '개인적 특성'에 맞춰서 '자기가 즐거울 수 있는 요소', '변화 요소'를 살짝 집어넣어 준다면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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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민 극복 이야기를 다음 뉴스레터로 초대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뉴스레터 하단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를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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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 효과>  

Framing effect

안녕하세요 ☺

고선생레터에서는 나를 이해하고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심리학 용어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 '구조화 효과' 또는 '프레이밍 효과'

• 틀짜기 효과는 구조화 효과 또는 프레이밍 효과라고도 불러요. 행동경제학 용어 중 하나로, 같은 상황과 사안이라도 여러 가지 다른 인식의 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어요. 이때 어떤 인식의 틀로 그 상황이나 사안을 인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해요. 인식의 왜곡 현상 중 하나로도 볼 수 있죠.
•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볼게요. 물이 절반 정도 채워진 컵이 있어요, 누군가는 이를 보고 "물이 절반이나 남았네?",  또 다른 누군가는 "물이 절반밖에 안 남았잖아?"라고 생각하죠. 이런게 바로 서로 다른 인식의 틀이에요. 이 때 긍정적 틀을 적용할 경우에는 긍정적인 결론이, 부정적 틀을 적용할 경우에는 부정적인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틀짜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질문에 응답하도록 했어요.
• 첫번째 그룹에게 질문한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치료법A를 이용하면 200명이 살 수 있다. 치료법 B를 이용하면 환자 전체가 살 수 있는 확률은 33%, 아무도 살지 못할 확률은 67%이다.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겠는가?" 실험 결과, 치료법 A를 선택한 사람이 72%, 치료법 B를 선택한 사람이 28%로 나타났다고 해요. 즉,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 줄 경우, 사람들은 불확실한 이득보다 확실한 이득을 선호하는 것이죠!
• 두번째 그룹에서는 "치료법 C는 400명이 죽을 수 있다. 치료법 D는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33%, 모두가 죽을 확률이 67%이다.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겠는가?"라고 질문했어요. 그 결과, 치료법 C를 선택한 사람이 22%, 치료법 D를 선택한 사람이 78%로 나타났다고 해요. 즉, 여기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 줄 경우, 확실한 손실보다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함을 알 수 있죠.

🧐 틀의 긍정성과 부정성에 따른 의사결정의 차이

• 위의 내용에서와 같이 긍정적 틀 하에서는 위험회피형 선택이, 부정적 틀 하에서는 위험추구형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즉 동일한 사안을 어떻게 제시하느냐, 질문의 틀을 어떻게 짜느냐,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죠!
• 여러분들도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제안하는 자리가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러한 틀효과를 활용해보는게 어떨까요? 내가 어떻게 질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같은 제안이라도 상대의 수락 여부가 달라질 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