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3 (일)

1. [고선생 에세이] 🎓
   금주의 고선생, '위니'님 이야기
   『어떻게 정서적 독립을 이룰 것인가?_내 멋대로 4단계 (실질적인 방법론)』
2. [오늘의 심리학 용어]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

• 이거 해내면 사실상 90%는 해낸 거임. 직면이 어려운 이유는 이 단계에서 오만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을 무지하게 괴롭히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이 목적이라고 대답해왔다면 높은 확률로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것에 미숙할 것이므로, 이 단계에서 그냥 합리화하면서 많이들 포기하심. 다음과 같은 사항들(1. 부모/자식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이 관계성이 어떠한지, 2. 내 욕망과 선택 중 부모로부터 떨어지지 못한 건 무엇인지, 3. 부모로부터 떨어지기 위해서 한 반대급부적인 선택은 무엇인지, 4. 그 선택들을 하며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5. 부모와 나 사이의 일들 중 지금도 기억이 선명한 충격적인 건 무엇인지)을 떠올리며 분석하고 무엇보다 직면해야 한다.
  
• 자, 그렇다면 직면을 위한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 나만의 방법을 공유. 단순하다. 그냥.. 지켜봐 주고, 받아들인다. 모든 건 양단이 공존한다. 근데 '행복'에 집착하면 흔히 '부정적'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이 거북스러워짐. 그런 감정이나 경험을 하면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니까. 그럼 늘 반쪽짜리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런 삶은 공허하지. 부정적인 감정을 더 이상 내치지 않고 품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인간이 느끼는 자유로움은 가히 엄청나다.
• 내가 이 직면을 위해서 첫 번째로 선택한 방법은 글쓰기. 포인트는 최대한 솔직해지는 거다. 내 안에 응어리진 모든 감정, 꼬여있던 생각 등을 노트에 탈탈 털어보자. 그렇게 하다 보면(나 같은 경우는 한 반 년 정도 진행), 모종의 감정/생각 패턴 혹은 더 파고들어 가야 할 핵심 감정이 보이게 된다. 그냥 혼자서 감정에 매몰되거나, 남들에게 하소연하는 건 휘발되기 쉬운데 글은 이를 객관화 시켜주기 때문에 생각지 못했던 포인트를 발견하거나, 그 자체로 해방감을 주므로 개인적으로 매우 추천하는 방법이다.
• 자, 이쯤 되면 매몰되어 있던 감정에서 스스로를 꺼내고, 어느 정도 객관화가 되었을거다. 여기서 쓰면 좋은 카드가 전문가의 도움이다. 이 문제의 가장 큰 난관은 감정적으로 유착되어 있다는 것이기에 혼자서 해내는 건 어느 정도 한계가 분명히 있다. 난 일반 심리 상담이 아닌 정신분석상담을 두 달 정도 진행했다. 상담을 통해 혼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포인트와 이 관계의 실체를 직면할 수 있었고,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해방감도 슬슬 느꼈다. 혼자 했다면 지지부진했을 진도를 이 시기에 확 뺌. 상담 진심으로 강추한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셨으면 꼭 받아보시길!

• 충분히 아파했다고 판단이 들면 슬슬 묵은 먼지를 털고 굴에서 나올 준비를 해보자! 회복 단계에서 내가 집중했던 부분은 '의무'가 아닌 '흥미'와 '재미'였다. '해야 할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하고 싶은 것'에 집중했다. 그때는 그냥 그런 의무 같은 것들을 쳐다보기도 싫어서 외면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30년간 내 진정한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이 혼재된 그 애매한 욕망을 향해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하지만 그 와중에 최선을 다해서 달렸기 때문이다. 지칠만했다.
• 회복에 충분히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스스로 느끼게 된다. '아, 나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채비를 마쳤구나.' 그럼,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 볼까?:D
  

• 이 단계는 한 줄로 요약 가능하다. “니 X대로 사세요.” 이제 0단계에서 언급했던 '나다운 선택'을 할 차례다. 여기서 고려할 부분은 3가지로 추려진다. 1)내 욕망, 2)타인의 욕망, 3)내가 행복을 느끼는 지점.
• 2번(타인의 욕망)은 왜 고려해야 하는데! 싶을 수도 있지만,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3단계 끝자락에서 좋아하는 것만 하는데도 내가 공허감을 느낀 이유는, 나의 행위들이 이 사회(타인)에게 기여하는 부분이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욕망'이라는 단어를 조금 더 4단계에 걸맞은 단어로 치환하자면, '삶의 의미'가 되겠다. 인간은 혼자서 행복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온전한' 행복을 위해선 나 혼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행복에 '삶의 의미'가 더해져야 하는 거다. '삶의 의미'는 정서적 독립만큼이나 평생 과제이며, 생애 주기별로 바뀌기도 한다. 내가 지금껏 본 세상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걸 '결혼 및 가족을 꾸리는 것'으로 해결해 왔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세상이 확실히 변해가는 만큼, 이젠 더 개인화되고 다양한 삶의 의미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예시로 내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난 늘 기술을 가지고 싶었다. 문과 베이스에 어문 계열 학과 출신으로써 어디까지나 '도구'인 외국어와 말로는 뭔가 한계가 뚜렷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직장 생활 2년, 이런저런 일 해보면서 보낸 방황기 약 3년, 강사와 번역가 생활 1년 반을 거치며 내 욕망을 뚜렷이 조각해 나가고, 정서적 독립을 통해서 혼재되어 있던 타인의 욕망을 어느 정도 제하고 나자, 한 가지 결론이 나왔다. “아, 나는 인간을 좋아하고 그들을 향한 호기심(특히 정신세계)이 정말 많구나. 그리고 누군갈 돕는 것에서 많은 희열을 느끼고, 그만한 인류애가 있는 사람이구나.” 이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며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었고, 호주 내 부족 직업군 1위이자 영주권을 얻는 가장 확실한 루트인 간호사로 내 진로를 선택했다.
• 오랜 진로 고민에서 어떤 길을 선택 했을 때 이토록 산뜻하고 확신이 든 적이 없었다. 당연하다. 그간의 선택은 온전한 내 선택이었다기보다는 늘 타인의 욕망이 뒤섞였었기 때문이다. 선택에 대한 온갖 의미 부여를 하긴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거 하면 남한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잘 나갈 수 있겠지.' '이거 하면 엄마한테 당당한 딸이 될 수 있겠지', '좀 멋있어 보이겠지.' 이런 생각이 늘 기저에 깔려있었거든. 근데 이번 선택은 그냥 뭐랄까... 기대되고 설렌다. 의미와 목적이 '내 것'으로써 확실하다 보니, 외노자로 하루 10-12시간씩 몸 갈며 노동하며 사는 지금 생활에 뭐 현타가 온다거나 이런 것도 없다. 여기서 몸 갈며 번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공부 할 수 있는 거잖아? 요즘의 난 그저 내 인생에 대한 기대와 재미로 가득한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자신에게 더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모든 행복이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버티고, 헤쳐 나가고, 고뇌하고, 성찰하고, 행동하며 얻어낸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삶이 엄청나게 힘들 수도 있다. 근데 별로 두렵다는 생각이 안 든다. 이 과정을 통해 단단해진 내가, 그리고 앞으로 더 단단해질 내가 책임져주겠징^^

• 모든 세대는 각자가 마주한 시대적 과제가 있다. 그간의 세대들이 '물질적 성장'에 집중해왔다면, 이번 세대는 '정신적 성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게 바로 이 '정서적 독립'이고. 부모, 더 나아가서는 사회의 암묵적인 기대와 기준에 맞춰 사는 거. 이거 이젠 좀... 촌스럽지 않나?
• 격변의 시대다. 이런 시기엔 여러 잣대와 방식이 대두되기 마련이라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나만의 문법과 방식을 창조해 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답게 살자. 시작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이지만, 그 끝은 진정한 나로서의 행복일 것이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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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덴프로이데>  

 Schadenfreude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

안녕하세요 ☺

고선생레터에서는 나를 이해하고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심리학 용어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샤덴프로이데란? 

•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의미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는 상반되는 뜻을 담은 두 독일어 단어로 이루어진 합성어에요. 'Schaden'은 상처, 아픔, 손실, 고통을 뜻하는 단어이며, 'Freude'는 환희, 기쁨, 즐거움을 뜻하는 단어에요. 샤덴프로이데는 독일에서 유래된 용어이나 다른 언어권으로도 차용되었다고 해요. 

❔ 샤덴프로이데를 한국어로 나타내면?

• 샤덴프로이데와 관련된 한국어 낱말로는 형용사 “고소하다”와 명사 겸 감탄사 “잘코사니”가 있어요. “잘코사니”는 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 내는 소리라고 해요. 또 이와 유사한 개념을 지닌 한국의 옛 속담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도 있어요. 샤덴프로이데가 타인의 불행에 대한 쾌감을 나타내지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타인이 잘되는 것에 대한 시기심을 나타낸다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요.

💓 샤덴프로이데를 느끼는 원인

• 타인의 실패에 기뻐하는 현상을 느끼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타인의 성공이 나의 자아상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에요. 내가 잘하고자 하는 영역에서 어떤 사람이 나보다 더 잘 나가는 걸 보게 되면, 상대적으로 내가 낮아진 것만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되죠. 반대로 그 사람이 망하면 내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느낌을 얻어요. 결국 이 모든 현상은 내 자존감을 지키고 싶어서, 내가 잘 나가고 있다고 믿고 싶어서, 계속 우쭐하고 싶어서 타인이 망하길 바라게 된다는 것을 뜻해요. 
• 샤덴프로이데를 자주 느끼는 사람들은 평소에 현재 자신의 모습을 불만족스럽게 여기고 타인을 심하게 의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은 타인의 성공에 더 쉽게 위기감을 느끼고, 타인의 실패에 더 큰 안도감을 느끼고는 하죠. 또한, 자신의 가치를 높게 여기기는 하지만, 타인과의 비교에 취약하고 이를 통해 ‘우월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도 샤덴프로이데를 자주 느낀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