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1 (일)

1. [고선생 에세이] 🎓
   금주의 고선생, '이한영'님 이야기.
   『예민함을 받아들이는 방법』
2. [오늘의 심리학 용어]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자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

   - "HSP"

• 이런 특성이 불편한 것은, 예민한 만큼 많은 변화를 알아채고 그것에 맞게 대응할 수는 있지만, 또 그만큼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남들보다 빨리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일과 더불어 주위에서 들려오고 느껴지는 수많은 외부 자극들에 기가 다 빨리기 일쑤이고, 집에 들어와서야만 잔잔한 나의 리듬을 되찾고 이에 맞춰서 살 수 있게 된다.
• 심지어 부모님 집에 갔을 때는 아무런 일을 하고 있지 않은데도 계속 피곤함을 느낀다. 나보다 더 예민해 자다가도 쉽게 깨고는 하는 우리 집 강아지가 나를 덮치기도 하고, 전보다 청력이 약해지신 부모님께서 틀어놓으신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쉬지를 못한다. 이 때문에 주말에 부모님 집에 다녀오게 되면 주중에 쌓인 피로가 전혀 회복되지 못한 채 돌아오는 주를 시작해야 해서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 피로감이 쌓인 상태가 되면, 평소보다 감각이 더 예민해진다. 내가 받아들이는 자극과 정보 처리가 이루어지는 감각의 역치가 더 낮아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것들도 쉽게 넘어가지 않고 피곤한 몸으로 모두 흡수가 된다. 이렇게 너무 많아진 자극들은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더 예민해지고, 피곤해지고, 민감해져서 그야말로 악순환 그 자체가 된다.
• 외부 자극에 예민하지 않으려 애를 쓰면 그 과정에서 또 내면적인 피로도가 쌓여서, 밤에 잠을 잘 자기가 어려워진다. 잠들기 위해 내면에 대한 생각의 스위치를 끄면 이상하게 감각이 또 민감해져 바깥에서 들려오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나 발끝에서 느껴지는 이불의 촉감이 생생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럴 때는 그저 자신을 스스로 극한의 피곤한 상태로 몰아넣어 침대에 등을 대면 까무룩 잠들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 그러나 예민함은 그만큼 세심함의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디테일하게 만들어가는 데 더 유리하다. 남들의 변화도 쉽게 알아채 그것으로 대화를 이끌 수도 있다. 또한, 예민한 사람이 역지사지 능력까지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 있다면, 본인이 예민하게 느껴서 싫어하거나 거슬려 하는 행동들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 그런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할 줄 안다.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편이니, 남들이 알아채지 못한 것을 알아채는 것에서 재미와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한다. 예민한 만큼 세상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다채롭고 풍부하니 본인에게 잘 맞는 콘텐츠를 찾기만 한다면 그 안에서 무궁무진한 것들을 얻을 수도 있다.

• 때문에 누군가가 나에게 예민하지 않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도, 나는 지금과 같은 상태로 살 것이다. 비록 바깥에서의 자극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지만, 대신 나의 공간에 혼자 있을 때는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확실히 앎으로 자신에게 힐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민함으로 얻는 스트레스 때문에 이 능력을 버리기에는, 내가 느꼈던 그 수많은 감각들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나의 성장을 도왔고 생각의 우물을 더 깊고 맑게 만들어 주었으며 그 모든 의미는 꽤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중요한 것은 내가 예민하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일들이 결코 '불행'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힘과 그 힘으로 자신의 나쁜 점이 아닌 좋은 점에 집중하여 그것을 더 발굴하고 마침내 '나'라는 사람을 더 견고히 조각해나갈 수 있는 과정이다. 아직은 나도 나를 마주하고 관찰하고 보듬어가는 것이 서툴지만 언젠가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신을 스스로 가장 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당신의 고민 극복 이야기를 다음 뉴스레터로 초대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뉴스레터 하단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를 참고해주세요. 🎵

❓

<HSP>  

Highly Sensitive Person

매우 예민한 사람의 약어로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자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

안녕하세요 ☺

고선생레터에서는 나를 이해하고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심리학 용어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 간혹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너무 예민한 것 같아.'라고 느껴질 때가 있으신가요?

• 어쩌면, 여러분들은 HSP(Highly Sensitive People)일지도 몰라요. HSP는 초민감인을 뜻하는 말로, 1995년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박사가 도입한 개념이에요. 아론의 연구에 따르면 인구의 15~20% 즉, 5명 중 1명은 이렇게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 HSP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며, 예민함은 타고 나는 기질이라고 해요. 실제로 아론 박사의 책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에서 소개된 미국의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의 실험에 의하면, 민감성이 높은 아이는 스트레스 여부에 상관없이 침 속의 코르티솔 양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많았다고 해요. 또한, 이들은 좌뇌보다 우뇌의 활동도 더 활발했다고 합니다.

❔ HSP는 어떤 특징을 지녔나요?

• HSP는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요. 자극은 눈,코,귀,혀,피부 등의 감각기관에 작용하는 것으로, 실제로 이들은 시각, 냄새, 소리, 맛, 감촉 등이 예민한 경우가 많죠. 그래서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거나, 남들은 잘 못 느끼는 특정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여 같은 상황이라도 더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향이 있어요. 이로 인해 쉽게 지치거나 좌절하여 정신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도 생기고는 합니다.

• 그러나 이런 예민함은 섬세함으로 발현되어 큰 가치를 지닌 장점으로도 작용해요. 타인의 감정을 잘 알아채고 공감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타인을 더 배려하는 센스를 지닌 사람으로 인식되고는 합니다. 또한, 대개 창의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 음악과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도 하죠.

👻 민감하지만 새로운 자극을 원하시나요?

• 많은 사람들이 예민한 사람은 내성적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예민함과 내향성은 상관관계가 높긴 하지만 항상 정비례의 관계는 아니에요. 실제로 예민한 사람 중 70%는 내성적인 성향을 보이나, 30%는 아니라고 해요. 이들을 HSS(High Sensation Seeking)를 지닌 외향적인데 예민한 사람이라 합니다.
• HSS는 미국의 심리학자 마빈 주커만이 주장하는 용어에요. 이들은 호기심이 강한데 쉽게 싫증을 내고 항상 자극을 바란다고 해요. 또한, 매우 활발하며 처음 해보는 일도 과감하게 도전합니다. 이런 HSS와 HSP는 정반대의 개념처럼 보이지만 이 두가지 기질을 함께 갖춘 사람도 있어요. 이들은 자극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떄문에 평상시에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쉽게 발견하죠. 그러나 예민한 기질도 역시 있기 떄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다한 자극에 노출되어 감정 기복이 큰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 '예민함'이 오늘날까지도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는 의미는 그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예민함이 인간에게 불필요한 성향이었다면 애초에 유전되지도 않았을 것이며, 생물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질이라는 의미죠. 
• 그리고 세상에는 생각보다 예민함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맛과 향에 섬세해야 해는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그렇죠. 즉, 예민함 또한 당신의 가치를 완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 하나임은 틀림없어요! 그러니 예민하지 않은 이들은 느낄 수 없는, 예민하기 때문에만 누릴 수 있는 세상의 다채로움과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즐겨보는 건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