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0 (일)

1. [고선생 에세이] 🎓
   금주의 고선생, '위니'님 이야기
   『엄마와 손절한 K-장녀의 2년 후』
2. [오늘의 심리학 용어]
   성인이 되어서도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타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심리
    - "피터팬 증후군"

• 그렇게 호주에서의 첫 집에 입주한 3주 뒤. 이력서를 돌리고 집으로 돌아와 지친 몸을 침대에 뉘었는데, 그냥 문득, 정말 문득, 엄마에게 전화가 하고 싶어졌다. 이게 해외 생활에서 오는 그리움은 아니었다. 뭐랄까... 그냥 진짜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달까? 정말 그냥 직관과 본능에 의한 이끌림이었다. 왕래를 끊은 후 자진해서 건 첫 통화. 그리고 그 통화에서 엄마가 나에게 해준 이야기는 정말이지... 놀랍고, 행복했고, 대견하고, 무엇보다 멋졌다.

• 이번 일을 계기로 한 절반 정도는 달성했다고 느꼈는데, 이와 관련된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엄마를 엄마가 아닌 ○○씨라고 부르는 것이고, 아빠를 아빠가 아닌 △△씨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전히 두 분은 나의 부모님이실 테지만, 두 분 개개인의 선택과 인격 그 자체를 존중한다는 마음이 담긴 방식이다. 그저 사람 ㅂ○○, 사람 ㄱ△△과 사람 ㄱ□□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게 내 정서적 독립 여정의 궁극적인 목표다.
•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이 불행한 수많은 이유 중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정서적 독립 실패'라고 생각한다. 세대 갈등이니 뭐니 말들이 많지만, 그걸 깊게 파고들어 보면 결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개개인으로 발 딛고 서기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누구의 누구'로 정의 내리는 비중이 너무 크기에 서로가 감정적으로 유착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게 많은 불행과 고민을 야기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 정서적 독립으로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글을 읽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참 힘든 시간을 보냈거든요. 이와 관련한 고민을 갖고 계신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러분들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 항상 응원합니다.

📢 

당신의 고민 극복 이야기를 다음 뉴스레터로 초대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뉴스레터 하단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를 참고해주세요. 🎵

👑

 <피터팬 증후군>  

 Methuselah syndrome

성인이 되어서도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타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심리

안녕하세요 ☺

고선생레터에서는 나를 이해하고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심리학 용어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신가요?

• 영원히 아이로 남을 수 있는 섬 네버랜드에 사는 피터팬처럼 말이죠. 이러한 마음이 단순히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도 나타난다면 피터팬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해요. 피터팬 증후군은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댄 카일리(Dan Kiley, 1983)가 몸은 어른이지만 어른의 세계에 끼지 못하는 ‘어른아이’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반영해 붙인 이름이에요. 이들은 성인이 되었지만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스스로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해요.
  

✅ 피터팬 증후군의 방어기제와 특징

• 피터팬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어기제를 이용해요. 그 중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것은 힘든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의미하는 '부정(denial)'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유치한 행동을 하는 '퇴행(regression)'이에요.
• 이들은 책임감이 낮으며, 이상은 높지만 이를 실천하는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취약해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남을 탓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또, 할 수 없는 것조차 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며 근거없는 호언장담을 하기도 해요. 실행능력은 부족하지만 타인의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기 때문이에요.

❔ 피터팬 증후군의 원인과 배경

• 피터팬 증후군은 내면적인 능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채 막중한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떠안게 될 경우에 발생해요. 그리고 이러한 배경은 사회적 및 개인적 측면과 연관 지어 설명할 수 있어요.
• 현대 사회는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하면서 개인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었어요. 또한, 우리는 경제 발전과 더불어 부모 세대보다 풍부한 물질적 혜택과 지원을 받고 자라나게 됐죠. 이러한 과정에서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쉽게 해주는 양육방식을 지닌 부모를 만날 경우,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얻어 과잉 충족되는 경우가 발생해요. 이 때문에 그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잘 풀어나갈 내면적 힘은 기르지 못하게 되고, 모든 것을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생기게 돼요. 물론 이와 반대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일어나는 과잉 결핍의 상황 또한 자녀들을 건강하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이끌어 주지는 못하겠죠?

🤔 당신은 '키덜트족'인가요? '피터팬 증후군'인가요?

• 피터팬 증후군과 비슷한 용어이지만,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키덜트'라는 말이 있어요. 키덜트(kidult)란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20∼30대의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의 분위기와  감성 을 간직하고 추구하는 성인들을 일컫는 말이에요. 이들은 오히려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에서의 휴식을 통해 정서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얻고는 해요.
•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나 어린 시절에 했던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거나, 성인이 되었지만 앙증맞은 인형을 가방이나 핸드폰에 매달고 다니며 회사 책상 위에 올려놓는 행위도 모두 포함돼요! 최근에는 키덜트 특유의 감성이 반영된 트렌드가 유행하며, 기업들은 키덜트족의 욕구를 적극 반영하여 이들을 타겟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추세라고 해요.